ⓒJongkyu Kim
5월 31일 홍대 클럽 '타'에서 공연 중인 No Respect For Beauty
ⓒNo Respect For Beauty
기타: 최준석 / 베이스: 이형훈 / 드럼: 김한신 (시계 방향)
준석) 그 전까지 너무 바쁘게 활동해서 원래 앨범을 준비하면서 1년 정도 쉬려고 했다. 생각보다 기간이 길어졌지만. 이유는 다들 아시리라.
Q: 새로운 멤버이자 베이시스트인 이형훈 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형훈) 읽어 봤나? (웃음) 다음에는 다른 말을 써서 붙이겠다.
준석) 활동 하지 않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연습을 계속 하기도 했었고, 새로운 멤버도 들어왔으니까 밴드 내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것이 무대에서 보여진 거 같다.
한신) 이번 공연을 마치고 난 뒤 관객들이 말하길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끼리는 쭉 연습을 해왔다. 아마 관객들은 그 중간 과정을 보지 못해서 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정작 우리는 우리 음악에 그런 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준석) 사실 이번 공연에서 의도된 변화와 의도하지 않은 변화가 있었고, 또 과거를 재현하려고 하는 것도 있었다.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스스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예전하고 달라졌다고 낯설어하는 관객도 있었는데, 같은 공연장 안에 있음에도 연주하는 우리와 관객들이 느끼는 느낌은 각자 다른 것 같다. 그 차이에 대해 요즘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공연 중간 때 관객들의 반응은 우리 예상보다 좋았던 것 같다. 일단 현재는 이번처럼 계속 열심히 공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신) 팬들이 오랜만에 우리 공연을 보러 와서 그런지 더 격한 리액션을 보여준 것 같다. 진짜 응원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분위기가 좋았다.
한신) 리프레쉬의 의미다. 다시 시작한다는.
준석)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에 많은 고민을 했다. 활동의 기로에 서있었다고 해야하나. 공연을 끝내고 생각해봤는데 전처럼 공연을 많이 하면서 앞으로 낼 앨범을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준석)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한신) 연습 두 번 남았다. (멤버들 웃음)
준석) 경연은 할 만큼 한 것 같다.
한신) 재미는 있었다.
Q: 2012년도 7월에 홍대 벨로주에서 했던 공연이 기억이 난다. 무대 뒤 스크린에 설치한 화면을 통해 우주 영상을 틀어놓은 채 연주했던 것과 같은 '시도'를 새로 준비하고 있나? 뮤직비디오 제작은?
한신) 뭐든지 하면 좋다. 근데 이제 와서 'I am a shadow'를 가지고 뮤직비디오를 찍을 수는 없지 않은가.
형훈) 이것 때문에 한국에서 일하게 됐다. 오늘은 면도기 CF 광고 영상 작업하고 왔다. (일동 웃음)
Q: 그러면 각자 생업이 있으면서 밴드 활동을 하는건데. 어떤가, 한국에서 밴드 활동과 생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기왕 음악을 하는데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도 있을 것 같다.
준석) 지금은 패턴이 익숙해져서 일과 밴드 활동을 나름대로 잘 유지하고 있다.
한신) 다른 밴드들도 그렇겠지만 그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홍대의 잘 나가는 밴드들도 대부분 생업을 하면서 밴드 유지를 하고 있다. 음악 학원에서 기타를 가르쳐 주던가 하면서. 유명 아티스트처럼 엄청난 저작권 수입이 있지 않은 이상은 우리나라에서 순수하게 음악만 해가지고는 살기 어려운 것 같다.
준석) 일단 홍대 씬에 대해서는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번 공연에는 대부분 팬들과 지인들이 왔던 것이라서 아직 확답을 지을 수가 없다.
준석) 외부로부터 영향은 별로 받지 못했다. 예전에는 그런 게 있었는데 이번 쉬는 기간 동안 느꼈던 심정은 다른 때와 남달랐던 것 같다. 우리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전 멤버 일도 있고,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그렇고... 그런 변화가 많아서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 그런 점이 현재 음악에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준석) 보통 연인들이 헤어질 때 많이 얘기되는 성격 차이 같은 거다. 3명이서 음악만 할 때만 해도 충분히 포용할 수 있었지만, 갑자기 활동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점점 극복하기 힘들 정도로 벌어져버린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사소한 일 하나가 하필이면 전혀 사소하지 않은 날에 발생했고... 뭐, 결국 헤어짐을 선택하게 되었다.
한신) 밴드가 한 3, 4년 차 시기가 되면 길이 갈리는 것 같다. 자리 잡고 더 올라가는 밴드가 있고, 거기서 점을 찍고 사라지는 밴드가 있고. 현 상태를 줄곧 유지하는 밴드란 없는 것 같다. 계속 올라가지 않으면 잊혀지는 거다. 어찌 보면 우리가 지금 그 중요한 시점에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형훈) 공연할 때는 사실 꽤 긴장했다. 하지만 사운드적인 부분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형훈) 그렇다고 공연 중에 너무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 시선에 익숙해지고 합주도 계속하고, 그러면서 앞으로 계속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준석)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다, 뭐다 라고 대답을 했었는데 워낙 오랫동안 연주를 한 것도 있고 그만큼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전부 똑같이 애착이 간다.
형훈) 지금의 밴드가 예전하고 완전 똑같이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사운드가 더 잘 나올 수 있도록 곡을 더 들어보고 더 많이 연주해야 할 것 같다.
No Respect For Beauty의 1집 [Why Perish]
준석) 처음에는 좀 미는 의미에서 그리 했는데, 앨범 트랙상 제일 뒤에 있으니까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로 뒤에 연주하게 되었다.
준석) 매번 똑같은 식으로 연주했으니까, 이젠 변해야 하고 또 새로운 곡이 나오면 지금 순서대로 연주할 수가 없지 않은가.
준석) 있긴 있다. 좀 더 내면적인 부분을 키울 거라 [Why Perish] 앨범의 연장선이 될 법한데, 다크하다고 해야 하나? 아직은 약간 흐릿하다고 볼 수 있다.
준석) 없다. 일단 지금은 합주와 공연을 통해 새로운 3인 체제를 완성하는 게 우선이다.
준석) 그저 자연스럽게. 아직 시기는 잘 모르겠다. 올해는 아니고.
준석) 내년 언제가 됐든 나오면 좋을 것 같다. EP가 됐든, 뭐가 됐든.
한신) 홍대에서 음악을 계속 할 것 같다.
형훈) 그때까지 노 리스펙트 포 뷰티에서 계속 활동했으면 좋겠다. 한국말도 좀 더 잘하고.
ⓒNo Respect For Beauty
노 리스펙트 포 뷰티는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은 공연 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고 한다. 벌써 7월 19일에는 101명의 공연기획단 싸이키델릭팩토리가 주최하는 <싸이키델릭팩토리 vol.7> 공연을 치렀고, 7월 26일에는 글리터링블랙니스폴(Glittering Blackness, Fall)의 앨범 발매 공연에 게스트로 참가했으며, 7월 27일에는 홍대 클럽 FF에서의 공연을 마쳤다. 오는 8월 3일에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의 피날레 공연을 앞두고 있다.
국내의 수많은 인디밴드들은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음악을 한다. 노리뷰 역시 음악의 본질적 측면을 통해 그들이 지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밴드다.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노 리스펙트 포 뷰티의 음악이 특별한 까닭이다. 아직 젊고 연약해 보이는 청년들이지만 그 안에는 이들의 음악처럼 묵직하고도 깊은 울림이 있었다. 마치 거친 세상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는 개척자의 모습처럼. 노 리스펙트 포 뷰티, 다시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향한 아름다운 저항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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