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 Wave

노피치온에어, 폭풍 속을 유영하다

 

언젠가 군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힙합 뮤지션 PNSB의 음반을 소개한 적이 있다. 설익은 듯 맛있는 그의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했으나 무엇보다 로컬 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같은 맥락으로 그가 속해 있는 군산 기반의 레이블 애드밸류어(ADDVALUER)의 행보에 자연스레 주목하게 됐다.

 

지난 17일 애드밸류어 소속이자 군산의 전자음악가인 노피치온에어(nopitchonair)의 데뷔앨범이 발매됐다. 93년생의 이 젊은 음악가는 동명의 앨범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공간과 대기의 변화를 통해 구현해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처음부터 전자음악에 심취했다기보다 애드밸류어에 속한 다양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구축해나갔다고 한다.

 

 

사운드클라우드로 노피치온에어 듣기(클릭)

 

 

앨범 <Nopitchonair>는 그가 유년시절 기억의 단편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평온함을 주었던 느낌의 곡들을 찾아 만든 일종의 습작이라 할 수 있다. 체계적인 지식이나 방법론에 기초하지 않고 감각을 중심으로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의도치 않은 시도들이 그를 소리 자체에 대한 탐구로 이끌었고 그의 음악은 굳이 정의하자면 '앰비언트'에 가까워지게 됐다고 고백한다.

 

타이틀인 '80.2MB Landscape'를 비롯해 총 6곡으로 구성된 앨범은 언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혼돈과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폭풍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랄까. 소년의 성장 과정처럼 폭풍의 눈은 어느 순간 한바탕 매섭게 돌진하다가 때로는 옅은 파도처럼 평온해진다. 그러나 그 평온함 속에서도 그치지 않는 긴장감이 앨범의 전반적인 묘미라 할 수 있겠다.

 

 

 

앨범에는 PNSB, 보컬 9034, 솔, 프로듀서이자 연주가인 SyunMan 등 애드밸류어 소속의 여러 뮤지션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중 PNSB는 타이틀곡 ''80.2MB Landscape'에 랩을 보태며 곡을 재해석했는데 문득 마음이 이끌리는 대목이 있었다. 노피치온에어라는 신예 뮤지션, 나아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 자꾸 귀 기울이게 된다.

 

"끝이 아니야 이건 끝이 아니야 난 언제나 시작점에 있는 미치광이야 내 존재를 알아봐 줘 제발 날 안아봐줘"

 

앨범은 17일 네이버뮤직과 멜론을 비롯한 국내 각 음원서비스에 발매된 상태다. 오는 12월부터 아이튠즈, 아마존, 7digital, Spotify 등의 해외 음원서비스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CD는 국내 독립 음반점에 입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