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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M

스팍에게, Live Long and Prosper

'스타트렉' 시리즈를 보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독특한 제스쳐 때문에 이 분은 어렴풋이 알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렉 시리즈에 등장하는 외계종족 '벌컨'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스팍. 손바닥을 보이며 중지와 약지만 벌리고 "Live Long and Prosper(LLAP)"라고 나지막히 벌컨식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스타트렉을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다.


지성과 평정심, 논리를 중시하여 많은 마찰을 일으키지만, 작품에서 한 번씩은 억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키는 어딘지 모르게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스팍. 그 스팍을 연기해왔던, 아니 스팍 그 자체로 살아왔던 래너드 니모어(Leonard Nimoy)가 지난 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스타트렉으로 부와 명성을 얻었으나, 그에 따른 대가도 커서 스타트렉을 떠나려 했고, 하지만 다시 스타트렉으로 돌아와 배우를 넘어 메가폰까지 잡았던 그다. 사진집과 시집을 냈고 음반 5장을 발매했으며 각본가와 성우까지 했던 멀티플레이어이기도 했다.


폐질환을 알았던 그는 트위터에 유언을 남겼다.


A life is like a garden. Perfect moments can be had, but not preserved, except in memory. LLAP

인생은 정원과 같다. 완벽한 순간은 있을 수 있어도 영원히 보존할 방법은 추억뿐이다. 장수와 번영이 있기를. 


2007년 사망한 로든버리 여사(Majel Barrett-Roddenberry ;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컴퓨터 인공음성을 연기했다)에 이어 스타트렉 오리지널 멤버 한 명이 또다시 세상을 떠났다. 리부트 된 스타트렉 영화판에서 재커리 퀸토와 함께 젊고 늙은 스팍 역할을 하던 모습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스팍으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사랑받지 않을 수 없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LL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