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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s

[매일경제 조광현 연구원] 취미로 만나는 음악, 인생을 만드는 음악

 

“취미가 뭐예요?”

 

한 사람을 알기 위해 우리가 던지는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일 것이다. ‘취향이란 인간 그 자체’ 라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취미는 그 사람, 나아가 그의 인생을 정의하는 하나의 표상이 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신의 취미를 말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자신의 취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갈구하는 이들을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 www.docdreyfus.com)

 

 

그러한 대중의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매체가 지난 16일 문을 열었다. 매경닷컴에서 3040 직장인들을 위한 취미 칼럼 ‘Bigs(이하 빅스)( http://bigs.mk.co.kr )'를 새롭게 선보였다. 경제전문매체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취미를 찾는, 혹은 같은 취미를 나누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빅스는 해당 분야의 마니아로 알려진 총 24명의 외부 필진들이 게임, 당구, 야구, 스포츠클라이밍, 캠핑, 패션, 레고, 푸드, 영화, 와인, 연애, 피규어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매주 새로운 이야기를 쏟아낼 예정이다. 물론 음악도 빠질 수 없다. 음악의 경우 ‘직장인 밴드’에 관한 코너와 음악 전반에 대해 다루는 ‘음악 에세이’가 마련되어 있다.

 

취미로서의 음악에 대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다루게 될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음악 에세이' 코너의 필자 조광현(46)씨를 만났다.

 

 

“어렵게 쓸 필요 있나요?”

 

음악에 관한 일은 해본 적 없지만 음악에 대한 글을 쓰는 남자. 매일경제 편집국 모바일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조광현씨는 IT 전문가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리서치 회사, IT 전문 매체인 전자신문 등을 비롯해 지난 20여 년간 이직을 해왔지만 음악에 대한 이정표는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음악을 취미로 할 때 좋은 점 10가지’라는 주제로 빅스의 첫 페이지를 넘긴 그는 자신의 음악 칼럼을 “골프 대신 드럼을 치는 직장인의 세상을 바꾸는 음악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기존 음악 리뷰는 너무 어렵기도 하고 재미가 없어요. 늘 뭔가를 해부한다, 분석한다... 음악을 지식 자랑을 위한 과시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나도 음악 들을 만큼 들었는데 왜 저렇게 어렵게 설명할까? 사실 그런 반발심에서 쉬운 음악 칼럼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측면도 있어요.”

 

그는 “음악을 분석하기보다는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음악 자체는 어려운 체계와 구조를 지닐 수 있지만 음악을 즐기기 위해 관련한 모든 지식을 알 필요는 없다는 것. 그는 “기존의 어려운 음악 평론 및 칼럼이 음악 콘텐츠 독자층을 더욱 좁아지게 만든다”며 “쉬운 음악 칼럼으로 대중이 음악에 보다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월간팝송이 음악 인생의 교과서였죠”

 

그가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친구에게 우연히 음악 테이프 하나를 얻었는데, 시카고의 ‘Hard to say I'm sorry'를 비롯해 당시 명곡들이 수록된 그 테이프를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고. 

 

 

 

 

“그때는 지금과 다르게 음악을 듣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매일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녹음을 하고 그게 무슨 노래인지 알아내려고 애를 썼었죠. 학교 다닐 때는 성문영어나 정석수학보다 월간팝송을 더 끼고 살았어요. 하루에 스무 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음악을 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는 일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뺀 모든 순간을 음악과 함께 한다고 했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다. 2년 전부터 직장인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면서 더욱 바빠졌다. 그는 매주 토요일이면 홍대에서 합주를 하고 근처 뮤직바에 들러 멤버들과 함께 음악 이야기를 꽃피운다.

 

“보통 무인도에 가져갈 세 가지를 꼽으라는 질문을 하곤 하는데 첫 번째는 무조건 음악입니다. 지금도 유일하게 저를 밤새우게 하는 건 음악뿐이니까요. 이 나이에 음악에 미쳐 사는 것도 웃기죠. (웃음) 지금 제 또래들은 골프나 치면서 편하게 사는데 저는 주말에도 음악 때문에 늘 바빠요. 그래도 음악에 관한 일은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서 하고야 말죠.”

 

 

함께 할 때 더 행복한 음악 … 음악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

 

그는 과거에 비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많아졌지만 음악을 듣는 사람은 오히려 적어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다리에 힘이 풀릴 만큼 행복했어요. 하지만 혼자 즐겨서 뭐하지? 이런 의문 속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거 한번 들어봐 자꾸 권하게 되더라구요. 음악을 통해 이야기가 되고 취향을 파악하게 되고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음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서로 이해하고 함께 하는 과정 속에서 더 행복해진다는 걸 느꼈어요.”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나를 들여다 보게 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게 하며, 세상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세상엔 너무나 많은 좋은 음악이 있고, 이런 음악을 나눌 좋은 사람도 많다. 음악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음악을 잠시 잊었을 뿐. 이제 다시 음악을 들어보자.
 

- ‘음악을 취미로 할 때 좋은 점 10가지’ 중에서 -
(전문보기 : http://bigs.mk.co.kr/view.php?sc=51300022&year=2014&no=877338)

 

그는 인생의 키워드를 ‘글’과 ‘음악’으로 꼽았다. 빅스에서 음악칼럼을 시작하기 이전에도 그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나눔의 열정을 해소해왔다. 7년 전 시작한 그의 블로그에는 리뷰를 비롯해 음악과 관련한 글만 400여 편에 달하고 총 누적 방문객 수 120만 명을 넘어섰다. 조광현씨는 빅스에 연재하는 칼럼과 블로그에 쓴 음악 이야기를 따로 떼어내 음악을 쉽고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도 구상 중이다.

 

그는 말한다. “나의 삶에서 음악은 삶 자체”라고. 앞으로 그는 어떤 음악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삶의 행복을 나누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