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발목 다쳤다는 핑계로 운동을 그만 둔 지 3년이나 되서 당장 뛰는건 무리고, 우선 여의도를 바라보며 양화대교에서 마포대교까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다. 대충 한 시간 코스다. 요새 나오는 앨범 한두개 듣기 딱 좋다.
대학교, 대학원 다닐 때는 물 좋고 공기 좋은데다가 별 걱정 없던 시절이어서인지 경쾌한 노래를 들으며 운동했다. 그 때 열심히 들었던 DEPAPEPE나 Cansei de Ser Sexy, Sunshine State, Tahiti 80 같은 뮤지션들은 지금도 조건반사처럼 입에서 흥얼흥얼 거리곤 한다.
이런 발랄한 노래들이 한강을 돌 때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늦은 밤에 나간 탓도 있겠다). 시커먼 한강을 옆에 끼고, 그보다 먼 곳에 우뚝 솟은 여의도 고층빌딩을 보면서 달리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불이나케 담은 노래가 이 곡이다.
Alice Practice를 듣다보면 스킨스(S2 EP3이라고 한다)에 나왔던 광란의 공연장이 떠오르면서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어이없는 눈으로 "약 했냐"고 했다만 뭐 어떤가. 잘 뛰기만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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