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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M

윤상 - 날 위로하려거든 (2014)





가장 윤상다운 위로


너무 많은 신곡들과 도시의 소음들이 범람하는 요즘 세상에 여전히 윤상의 음악을 애타게 기다려지는 것은 그가 한국에 몇 안 남은,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17일) 데뷔 27년 만에 윤상이 처음으로 발표한 디지털 싱글 '날 위로하려거든'은 그래서 참 반가웠다.


'날 위로하려거든'은 도입부부터 윤상 특유의 기묘한 느낌의 전자음으로 시작한다. 곧이어 차갑고 냉정하지만 이지적인 가사를 담담하게 내뱉는 윤상의 보컬이 이어지더니, 응축된 신스 사운드가 터지듯이 쏟아져 나온다. 언듯 80-90년대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데, 그때 그 시절 감성을 성공적으로 재구축하여 윤상 음악의 특유의 '신선함'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에도 윤상의 소울메이트라는 박창학이 가사를 썼다. 소통불가,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시니컬한 가사는 2014년의 윤상과 박창학 조화로 빗어낸 '날 위로하려거든'에서 한층 더 빛나고 있었다.


윤상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을 통해 친근한 '상이 형' 캐릭터로 대중과의 거리를 좁혔지만, 이번 곡을 통해 한국의 독보적인 아티스트라는 것을 제대로 깨우치게 했다. 우리는 윤상의 끊이지 않는 음악적 행보를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억장이 무너지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날 위로하려거든'은 그런 우리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윤상식 위로'가 아닌가 싶다.






윤상 - 날 위로하려거든


작사 박창학 / 작곡 윤상 / 편곡 윤상



그때 너는 어디 있었냐고 나는 또 내게 묻는다

왜 너의 곁을 지키지 못했는지 그걸 묻고 또 묻는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 이겨내라는 말

가시처럼 나를 찌르는 말


제발 날 그냥 내버려 둬

난 지금 세상을 잃었으니



전부 가진 줄 아는 자에겐 잃을 게 너무 많아서

이 세상을 다 잃은 슬픔 같은 건 쳐다보려 하지 않아


이제는 잊으라는 말, 잊혀진다는 말

백지처럼 그저 뜻없는 말


제발 날 울게 내버려 둬

정말로 날 위로하려거든


날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