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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Stand For You N.EX.T - Here, I Stand For You (1997) 신해철을 떠나보내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실감이 찾아왔다. 올해 남의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사건들이 많았는데, 내게 있어 신해철의 죽음은 그 정점을 찍었다. 정말 허탈했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청춘시절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린 것 같았다. 다른 음악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침묵이, 정적이, 필요했다. 신해철의 곡 중에는 수많은 주옥 같은 노래들이 많다. 예전부터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틀어달라고 했던 '민물장어의 꿈', 그가 뽑은 인생의 발라드곡 중에는 '일상으로의 초대', 그리고 '그대에게',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해에게서 소년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등... 그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넥스.. 더보기
일상으로의 초대 일주일 내내 목감기로 갤갤 거리더니 급기야 열이 심하게 올랐다. 하필이면 가장 바쁜 화요일이다. 이렇게 있다가 일 다 망칠 것 같아서, 팀장님 허락을 받고 약먹고 잠깐 집에 왔다. 약기운으로 한시간 정도 자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얼마나 잤을까. 창 밖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맞은편 건물 같은 층에 피아노 교습소가 있다. 에이스급인 몇몇을 제외하면 듣기 편하지만은 않은, 흔한 동네 피아노 교습소다. 오늘도 괴로운 체르니 30번의 어느 곡이 들려오겠거니 해서 잠결에 미간을 찌뿌렸는데 그게 아니었다. '무한궤도'가 나왔던 대학가요제는 내가 5살 때 열렸다. '넥스트' 데뷔앨범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출시됐다. 를 정말 좋아했지만, 신해철이 음악을 만들었다는 사실만 알았지 열심히 찾아 듣지는 않았다. 우리.. 더보기
어른아이의 '감기' 가장 한가할 줄 알았던 10월인데, 이런저런 회사일이 무더기로 밀려오면서 말도 안되게 바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모임들까지 겹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만신창이다. 목요일 새벽까지 야근하고 쓰러지듯이 잠들었는데, 일어나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만큼 목이 아팠다. 빨래 말린답시고 창문을 열어논 상태로 잤나보다. 출근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대충 씻고 나간 게 상황을 악화시켰다. 헤롱헤롱 거리다가 보내버렸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방청소 좀 하고 동네 카페에서 허브차 한 잔 마시니 그나마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황금같은 주말은 이미 다 지나가버렸다. 왠지 짜증나고 서러워서 울적하게 침대에 누워있다. 기분전환하기 위해 신나는 노래나 들을까 하다가, 그냥 이 기분 그대로 쓸쓸한.. 더보기